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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에 바란다

<물의정거장> 연극 후 <관객과의소통>시간에 대하여.

2019-04-10 01:10:10
  • 작성자이인정

 

 

안녕하세요. 오늘(4월9일,화요일,19:30시)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물의 정거장>을 관람한 사람입니다.

 

공연은 처음 접해본 침묵극의 형태로 매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어제와오늘 이렇게 딱2일동안 <곽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더 적극적이게 본 것 같아요.

공연 중간중간 인상깊었던 부분이나 궁금한 점을 메모하면서 보았죠.

 

생각보다 공연이 길었지만 흔하지 않은 연출가와 배우의 대화시간을 귀중히 여기고 공연이 끝난 후 기다렸습니다.

 

연출가분과 배우분들 차례로 이야기를 하시고 드디어  관객과의 질문을 하는 타이밍이 왔었죠.

그런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대뜸 시간이 너무 늦었지 않냐며 이렇게 마무리를 하자고 하시는 거에요.

공연이 끝난후 분명이 쉬는 시간 10분이 주어졌었고 그 때 가실분은 나가시거나 질의응답 중에도 나가도 괜찮았는데 말이죠.

 

사실 그 할아버지는 MC겸 통역자분이 진행하는 와중에도 큰 소리로 통화를 하는등 좀 무례하셨습니다.

앞 관객들이 돌아볼 정도였으니까요.

저 또한 질문 몇가지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미 손을 든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진행자 분께서는 <관객과의대화>라는 시간이 갖는 의미보다 그 한분의 발언이 강하게 다가왔나 봅니다. 그 손을 든 한 분의 질문만 받으시고 더 물어보시지 않고 엉거주춤하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저는 정말 손을 들 겨를도 없이 그렇게 쫓겨나듯 나가게 되었죠.

 

<관객과의 대화>라는 이름에 전혀 걸맞지 않더군요. 저는 순수한 관객으로써 그 할아버지께서 어떤 지체높으신 분이신가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 MC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었고 그렇게 얼렁뚱땅 마무리 지으시고 무대밑에서 MC분과 연출가(김세일)분을 비롯해서 몇몇 배우들이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직감했던 부분이 확실해진 기분이었죠.

그리곤 입구에서 그 할아버지와 극중 할머님 한 분이 계셨는데 그분과 같이 가실 곳이 있으신지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 걸 보았습니다.

 

저는 충분히 해소되지 못한 궁금증으로 팜플렛을 하나 구매해서 보았습니다.

소책자 속 2.연출의 글에(2쪽) '소통과 불통의 문제' 라는 소제목으로 이 연극의 연출을 말하고 있더군요.

기가 찼습니다. 마련해놓은 <관객과의 대화>에서조차 눈치보며 끝내는 마당에 어떻게 이 연극이 이런 연출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연극을 잘 보고나서 이런 모순된 점을 보면서 참 의미가 없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관객의 일방적인 발언으로 이런 시간이 마무리 될 거라면 앞으로는 <관객과의대화>가 아닌 <연출가와배우들의이야기>로 바꿔주세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었고 추천을 받아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대도 컸었던 만큼 실망도 큰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글 하나 쓴다고해서 그 분들에게 어떤 말도 전해지지 않을 것 같은 무언의 확신감도 들지만

그 자리에 저 말고도 <물의정거장> 연극에 대해 관심이 있어 보이는 분들이 있으셨는데

그 분들을 대신해서라도 꼭 관리자분께 알리고 싶었습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아도 서울중심적인 인문학과 문화공동체 때문에 문제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교통공사에서 <물의정거장> 연극표도 간단한 응모를 통해 표를 나누어 주는등 힘쓴 점도 알고 있구요. 하지만 부산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고한들 결국 이런 형태라면 사람들은 '연극'이라는 문화예술에 실망과 안좋은 기억으로 마무리를 짓게 될겁니다. 저 또한 그러했구요.

 

부산에서 오랜시간동안 함께한 부산시민회관에서 이런일이 일어나다니 참 유감스럽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변 꼭 듣고 싶습니다. 

관리자 답변

2019-04-11 14:00:50
소중한 시간 내시어 시립극단 공연을 관람해 주셨는데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상황을 정확히 파악 후 말씀을 드리고자 답변이 늦어진 점에 깊은 이해와 배려 부탁드립니다.

우선 말씀해주신 할아버지 분은 확인을 해보니 연극계의 원로 선생님이셨고
확인차 전화를 드려 상황을 말씀드리니
2시간 10분의 공연 런타임과 시민회관 주변 대중 교통 및 주차장 이용 시간등을 고려하였을 때 너무 늦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여 말씀을 해주신 부분으로 그 이상의 의도는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올려주신 글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상황에 대한 인지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김세일 연출님께도 전달을 드린바
진행이 순조롭지 못하고 많은 관객분과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이번 정기공연 <믈의 정거장>은 침묵으로 이루어진 공연으로
일반적인 공연과는 관람의 형태가 달라
공연 이해의 확장과 관객과의 폭넓은 만남을 가지고자 새롭게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전체적인 진행 부분에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점에 다시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 관객과의 대화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공연에 대한 궁금증은
아래의 메일 주소로 알려주시면 김세일 연출님께서 언제든지 답변을 드린다고 하셨습니다.

다시한번 공연에 불편을 드린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부산문화회관의 시립극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출 김세일 메일 주소
salekimjp@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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