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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에 바란다

부산시립교향악단 2020 신년음악회의 감상과 바람

2020-01-19 22:46:55
  • 작성자배은영

지난 주 116일에 부산시립교향악단의 2020 신년 연주회를 보았다.

 

최수열 예술감독의 신년 첫 교향곡은 1부 베토벤 삼중 협주곡과 2부 말러 교향곡 제4번이었다.

 

1. 베토벤 삼중 협주곡

베토벤이 후원인이었던 루돌프 대공을 위해 만든 이 삼중주는 당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메인이던 협주곡의 틀을 깨었다. 그리고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인 루돌프 대공을 위해 피아노 기법을 단순하게 배치하여 곡을 발표하고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곡을 들으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구성과 협주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곡의 구성은 단순하여 보이나, 삼중주가 메인이라 합이 정말 잘 맞아야 하고 했던 이야기를 백 번 반복해도 정겨움이 뚝뚝 묻어나는 친구들과의 합주를 위해 만든 곡이라 실제로는 만만한 곡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1969LP로 처음 제작되었던 음반은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바이올린),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첼로),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피아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의 협연하였다. 이 전설의 미친 구성의 협주는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을 단번에 명곡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오이스트라흐, 로스트로포비치, 리히터는 구소련 연방체제에 있던 러시아 계열의 당대를 주름잡던 명장들이었고 오스트리아 출신의 카라얀이 지휘를 하는데 그 치열하고 팽팽하게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멋진 연주는 듣는 이를 단번에 휘어 감는다. 이 명반을 남긴 이들은 모두 코스모스의 세계로 떠났다. (영화로 치자면 타르코프스키가 지휘하고 장 뤽 고다르, 스탠리 큐브릭, 테렌스 멜릭이 삼중주를 하는 느낌이다.)

 

이 어려운 곡을 선택한 것은 아마도 올 해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최수열 지휘자는 첼로를 메인에 세웠다. 대범한 해석은 역시나 문화회관의 음향이 앞에서 들은 나도 바이올린, 첼로의 메인 현악 음이 약하게 들렸는데 뒤에서 감상하는 청중들은 이 곡이 갖는 숨은 매력을 온전히 향유하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2. 말러 교향곡 제4

오훗~ 신년 첫 곡으로 말러를 연주한다고??? 그래서 당장 예매했다. 말러를 듣고 싶었다. 1부와 2부 중 개인적으로는 2부가 중심인 듯 하고 말러의 연주를 들으며 부산시향이 많이 성장하였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말러의 치밀하고 복잡한 협연의 곡 구성과 애정하는 목관악기들을 웅장하고 심플하게 배치하는 것 보면 말러는 철저히 냉정한 사람일지 모른다.

 

15천원의 행복을 주신 부산시립교향악단 단원 분들에게 감사하고 문화회관은 최수열 지휘자를 브랜드로 만들었음 싶다. 저 젊은 지휘자의 아름답게 협연을 이끄는 모습은 한 편의 발레작품을 보는 듯 했고 심지어 청중에게 위트 있고 따뜻한 자세는 그를 브랜드로 키워 부산시향을 더 빛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p.s.

너무 명반만 들으면 쓸데없이 귀만 고급스러워 진다. EPL을 보다 국대 축구를 보는 기분이 잠시 들어라도 1만원, 2만원으로 행복하고 부산시향이 더 발전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가성비 좋은 기회를 제공받는 것이다.

 

1. 최수열 지휘자를 부산시립교향악단의 브랜드로 만들어 문화회관이 부산예술의 모태임을 홍보였으면 한다.

2. 좁은 주차장과 문화회관의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연 전후에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늦은 시간 개인차량 없이 귀가하는 관객들에게 지하철 역 등에 하차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면 한다.

 

앞으로 부산시립교향악단과 부산문화회관의 찬란하고 드높은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관리자 답변

2020-01-23 13:13:24
안녕하세요. 부산시립교향악단입니다.

부산시향의 2020 신년음악회와 최수열 예술감독님에 대한 진심어린 감상과 따뜻한 의견에 감사인사 드립니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은 앞으로도 정기연주회와 기획음악회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을 통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현재 부산문화회관은 공연 30분 전과 1시간 전, 그리고 공연종료 15분 후에
셔틀버스 운행을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 셔틀버스 운행 시간
- 18:30 : 셔틀버스 타는 곳 출발 ⇒ 문화회관 정문 하차
- 19:00 : 셔틀버스 타는 곳 출발 ⇒ 문화회관 주차장 입구 하차
- 마지막 공연 종료 15분 후 : 문화회관 주차장 입구 출발 ⇒ 대연역 하차
- 셔틀버스 타는 곳 : 대연역 5번 출구에서 유엔로타리 방향 100M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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