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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에 바란다

제 글에 달린 답변을 잘 읽었습니다

2019-09-06 00:24:15
  • 작성자최은우

정성껏 써주신 긴 내용의 답변과 상반된 너무 성의없는 내용에 더욱 실망했습니다

부산문화회관의 정책방향이 이렇다면 부산에서 떠나 다른 지역으로 회사를 이전해야하나라는 생각까지 드는 답변이었습니다

 

저는 이 열악한 부산 음향바닥에서 부산의 문화예술계의 변화를 지켜보며 20년 넘게 버티며 일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일해왔다고 생각하고 정당하게 흘린 땀의 가치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글에 답변을 달아주신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나 부산의 문화예술계를 너무 모르셔도 모르시는 분이 적은 답변이 아닌가 싶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런 업계쪽의 사정을 잘 모르시는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항의 물이 더럽다고 해서 물고기들에게 더욱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해서 물을 100% 바꿔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물을 한번에 바꿔버리면 어항생태계 내에 좋은 작용을 해주는 박테리아까지 다 죽이는 셈이니까요 

소수이긴 하지만 새로 바뀐 물에 적응하지 못해 죽는 물고기도 생길 것입니다 당연한 상식입니다

 

하지만 부산문화회관은 이러한 상식없이 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부산문화예술계의 생태계는 고려하지 않고 어항의 물을 100% 교체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제 서서히 그 정책이 돌고 돌아

처음엔 업계에서 일하는 업체들에게

그 다음에는 업계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들에게

그 다음에는 업체와 프리랜서들 밑에서 일하는 무대 및 여러 파트 크루(스탭)들에게

그 다음에는 다시 지역문화예술단체에게

부산문화회관의 새로운 정책이 부정적인 결과로 다시 돌아올것입니다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5년이 될지 저도 확신할수는 없지만 이 수순을 밟을것에 대해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산문화회관은 단순히 그저 파격적인 정책으로 문화예술단체들로부터 단기간 좋은 호평만 들으면 그것으로 끝난다는 것입니까?

부산 전체의 문화예술계는 생각할 가치도 없다는 말인지요?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짜장면이 요즘 얼마지요? 5천원정도 하나요?

재료비가 2천원정도 든다고 치면 저희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가게세 등을 포함하여 5천원에 팔고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고 하는 중국집이 길건너에 새로 오픈을 했는데 시민들을 위해 짜장면을 2천원에 팔겠다고 합니다 시민들에게 양질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중국집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요

그러면 기존에 짜장면을 팔고 있는 가게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네 같이 2천원에 팔든, 그렇게 못팔겠으면 가게를 폐점해야겠지요

아니면 그 지역을 떠나던지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음향업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문화회관에서 행하고 있는 무료 무대인력지원,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더 알아보니 음향보다 더한 파트도 있더군요

저도 묻고물어 여러 스탭들에게서 얻은 정보라 정확하지 않을수는 있습니다만

100만원 남짓하는 비용으로 각 극장에서 조명기를 갯수제한없이 사용가능한 뷔페식 단가책정법 등 너무 어이없는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라 틀리다면 답변에 달아주시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도 안되는 가격에서 부산시의 후원 등을 받으면 또 반절이나 할인된다고 하니

정말 공연단체에서는 환호성을 내지를 서비스입니다

 

네 저희업계의 가격만큼 책정하실수는 없겠죠 저희도 압니다

저희는 장비의 이동, 유지보수, 인력, 셋업일수, 성수기비수기 등 수많은 요소들이 장비의 렌탈가격에 반영됩니다

하지만 현재 문화회관은 이런 부수적인 것을 제외하고서라도 터무니없이 너무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어이없었던 단어는 '상생'..

상생이요?

반대로 여쭤보겠습니다

부산지역 내에 조만간 오페라극장, 국제아트센터 등등 새로운 공연장들이 계속 오픈할거라 하셨습니다

이 많은 새로운 공연장들이 오픈하였을때 대관료를 부산문화회관의 1/3만 받는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대관료를 내리지 않는 방법 안에서 '상생'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러면 현재 저희 업계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시한번 제글에 답변을 정성껏 달아주신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좀 더 긴 안목으로 부산지역문화예술계를 바라보는 부산문화회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또한 부산에 살고 세금을 내고 있는 시민입니다

관리자 답변

2019-09-17 11:16:49
부산문화회관은 부산시립예술단 운영과 함께 부산의 400여 문화예술 법인(단체)의 공연 활동을 지원하며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부산시가 설립한 공공기관으로 부산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하여 재정적으로 열악한 지역예술단체에게 양질의 무대시설과 인력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역할이며 이는 전국 공공 공연장의 당면한 임무임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문화회관에서는 연간 380여건의 공연이 이루어지며 현실적으로는 다수 대관공연에 대해서는 문화회관의 무대 인력과 장비를 지원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려드리며 향후 부산시 공연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공공과 민간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산문화회관 문화예술본부장 황 해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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