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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에 바란다

악장 간 박수 정말 심각합니다..

2017-05-20 07:59:02
  • 작성자김경표

ㄷ어제(19일) 시향 529회 정기연주회에선 악장 간 박수가 정확히 다섯 번 나왔습니다.

협주곡에서 두 번, 교향곡에서 세 번 도합 다섯 번이죠.

협주곡인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의 2,3악장이 아타카로 계속 이어지게 연주되어서 그렇지, 안그러면 여섯 번 나왔겠죠.

하여간 악장이 끝나자마자 (화려하게 끝나든 조용하게 끝나든 상관 없이) 어김 없이 그야말로 자동적으로 박수가 튀어 나옵니다.

대개 학교 숙제 하러 온 학생들이나 음악회에 처음 온 청중들이 박수를 치게 되면 그 주변의 사람들도 덩달아 치게 되는 형국이죠.

이런 건 정말 왕짜증을 유발합니다.

음악을 통해 뭔가 힐링을 기대하고 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가는 형국이죠.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악장과 악장 사이의 박수는 연주의 흐름을 깹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각 악장은 악장 간의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한 악장이 끝난 잠깐의 시간 동안 연주자들은 다음 악장을 준비하며 감정을 가다듬는데, 그 사이에 관객들이 박수를 치면 연주자들의 감정 몰입이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악장 간의 순간적인 침묵도 엄연히 음악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악장 간의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정적의 순간, 그 숨 막히는 긴장감과 정숙함, 그리고 다음 악장에 대한 기대감도 전체 음악을 완성시키는 엄연한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박수를 치게 되면 음악의 흐름을 따라 점점 쌓여 왔던 고조된 흥분감과 고양감 이런 것들이 한 순간에 팍 사그라들면서 순간적으로 엄청난 짜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건 청중이나 연주자들에게나 마찬가지죠.

자연 다음 악장에 온전히 집중하기까지 마음을 추스르는데 시간이 걸리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동안 시향의 연주회를 다니면서 느끼는 거지만, 부산의 대다수 음악애호가들의 감상 수준은 매우 훌륭한 편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 옛말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음악회 예절을 잘 모르는 일부 청중들의 이런 무분별한 악장 간 박수를 그냥 그대로 방치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이 되풀이 될 것은 안봐도 뻔한 일입니다. 

공연장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연주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청중들에 대한 교육 기능도 분명히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일례를 들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는 공연 시작 직전에 아나운서멘트를 통해 '악장이 있는 곡에서는 공연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악장 간 박수는 삼가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이 나오며, 스크린을 통해 자막까지 띄우며 철저하게 사전 고지를 합니다.

그러니 악장 간 박수가 나오지를 않죠.

문화회관도 이런 걸 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 년 전에 녹음된 천편일률적인 안내 멘트만 방송할 게 아니라 뭔가 좀 변화가 필요합니다.

손 놓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 능사가 아니라 뭐라도 좀 해야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보니 객석에 문화회관 대표님도 앉아 계시던데, 그런 걸 보고 뭘 좀 느끼시는 게 없는지 궁금합니다.

매번 말로만 '문화회관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라고 할 게 아니라, 실제적으로 세밀한 구석 하나 하나까지 변화하는 뭔가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이건 사족입니다만, 조명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단원들이 튜닝을 마치고 연주자의 등장을 기다리는 순간까지도 무대 전체의 조명을 완전히 다 밝히지 않다가, 연주자가 입장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조명을 밝히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요 근래 보이고 있습니다.

객석의 조명을 어둡게 하고 무대 위의 조명은 완전히 환하게 다 밝힌 다음에 지휘자나 협연자를 기다리는 게 올바른 순서라고 봅니다.

일전엔 협연자가 계속 커튼 콜을 하고 있는데도, 갑자기 무대 조명을 꺼버리는 황당한 일도 경험했었죠.

뭔가 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한 마디만 더하자면, 누차에 걸쳐 약속한 대로 올 상반기 중에는 시향 수석지휘자와 악장의 선임이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시향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서 정말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대단히 중대한 문제라고 봅니다.

이번에는 약속을 꼭 지켜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 시향과 문화회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관리자 답변

2017-05-25 13:37:33
안녕하세요.

부산문화회관입니다.

5월 19일 공연에서 발생하였던 문제로 공연 감상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현재 단체 관람의 경우 공연 예매 시 사전교육을 당부 드리고 있습니다. (학교에 따라 인솔 교사가 동행하기도 함)
음악 감상 기회가 많지 않은 일부 관객들로 인해 간혹 이런 실수들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추후에는 특히 단체 관람의 경우 음악회에 다른 관람객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공연 전 작품에 대한 이해와 관람 지도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또한, 조명관련하여 말씀을 드리면
단원들이 튜닝을 마치고 연주자의 등장을 기다리는 순간까지도 무대의 조명을 다 밝히지 않다가 연주가가 입장하면 밝히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인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공연시작 전의 무대의 조명 진행상태는 아래와 같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여기서의 일반적인 형태라고 하는 것은 회원님께서 내용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예술의전당 등 대부분의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단원들이 들어오기전에는 객석의 관객입장 조명이 있고난 다음에 단원들을 위한 조명이 밝혀지면 그때 단원들이 입장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 악장이 들어오면 악장조명이 밝혀지게 됩니다. 여기서 악장조명은 공연조명보다는 약간 어둡습니다. 그 이유는 그 당일의 연주의 주인공은 지휘자와 협연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휘자와 협연자가 가장 밝은 조명을 받으면서 입장을 하고 연주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재단이 되기전에는 악장부터 가장 밝은 조명을 받으면서 입장을 했는데 이부분이 재단이후에는 바뀐 내용입니다. 그 이유는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의 위치가 중요한 위치이기는 하지만 공연당일에는 그 공연에서 가장 중요하다라고 볼 수 있는 지휘자와 협연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부산문화회관을 비롯해서 많은 극장들이 지휘자와 협연자 입장에 가장 밝은 조명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커튼 콜중에 갑자기 무대조명을 꺼버리는 일이 있다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저희 직원의 판단미스로 인해 발생한 일이었고, 당일 무대감독이 협연자분에게 정식으로 사과를 드린 바가 있습니다.  애정어린 지적에 힘입어서 그 이후에는 그러한 일이 없었음을 아룰러 밝혀 드립니다.  

소중한 의견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더욱 노력하는 부산문화회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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